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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의 개그는...
지가 만들어서...
지가 하고...
처음엔 재밌다고 여기저기서 칭찬도 받고...
인기있음 씨에프나...행사도 하고..
연말에 상도 하나받고...
세상을 모두 얻은양 의기양양하지만...
조금 더 하면 을궈 먹는다며...
비난을 받다가..
게시판에선 저질개그니 뭐니...
그럴려면 때려쳐라....
한참 욕을 먹다가...
담당피디의 지시에 의해...
아님 스스로의 선택에...
내려지게 됩니다...
요즘은 그 기간이 많이 짧아져서...
6개월 정도하면...
정말 오래간거라고 스스로를 자위하죠...
하나가 지나면...
사람들은 지난 개그의 기대치가 있어서...
전 개그정도의 웃음에는 더 이상 웃어주질 않죠...
전에 환호했던 사람들이...
냉정해집니다...
그 전 웃음에 대한 보상이라도 요구 하듯이 말이죠...
한 코너가 크게 뜬 친구들이...
두번째 코너를 완성 시키지 못하고...
공개 코미디에서 사라지는 이유입니다...
그런 개그맨들은 생각하게됩니다...
개그가 나와 맞지 않는것이 아닐까...
나의 길은 연기자가 아닐까...
매주 창작의 고통에서 이리 헤매이느니...
그렇다고 가수나 mc 처럼 뽀대가 나는것도 아니구...
차라리 인기 떨어지기전에...
버라이어티로 진출하자...
매일 반복되는 그 아이디어에서 해방되자!
이래서 오래갈수 있겠니...
인기 있을때...
어서 다른 길을 모색하자...
이런 생각들은 개그맨들의 머리속을 항상 불안하게 만드는 불안요소가 됩니다...
두번째 개그를 완성시키지 못할때의 자괴감이란...
자신과의 싸움에서의 실패한 패배자 같고 삶이 슬프죠...
피디들은 이런 개그맨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신선한 신인을 찾게되고요...
그들중 첫 코너를 성공시킨 사람들은 다시 두번째 개그의 벽을 느끼게 되고요...
공개코미디는...
이런 것들의 반복속에서 이뤄집니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공개라는 공간을 채워줍니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가능한거죠...
신인인 친구가 이름을 얼굴을 알리기에...
공개코미디만큼 좋은것은 없습니다만...
그만큼 버티기 힘든 곳도 여기입니다....
사랑하는 내 동생이...
울면서...
소감을 얘기할때...
저도 울었습니다....
"전 평생 코미디만 하겠습니다...."
이 말이 왜이리...
따스하게 느껴졌는지...
한 명의 동지를 만난듯한 느낌...
외롭지 않아...
적어도 우린...
둘이니까....
그래...하하...
우린 둘이니까.....
그냥 주구장창 개그만 하자 동생아....
계속 해보자 계속....
쭉 쭉 나가보자...
사실 우리도 모르쟎아...
우리가 얼마나 더 할수 있을지....
그래도 해보자... 할수 있을때까지는 말야....
진짜 아이디어가 없고... 바닥나고...고갈되도...
그래도 적어도 그 때 까지는 해보자...
나 믿음이 하나 있는데...
지금까지 개그를 하면서 갖고있던 하나의 믿음...
"사람의 생각은 마르지 않아...."
그렇게 하자 꼭....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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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KBS 개그 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한 옥동자 정종철에게 박준형씨가 자신의 블로그(사이월드)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은 그 전문.
개그를 평생동안 하자는 말. 그게 그렇게 와 닿았나보다. 하긴 나도 마찬가지.
[프로그램을 평생 하겠다]는 개인적인 바램도 있으니깐.